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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 나만의 링고스타, <노팅힐 (1999)> (스포주의)
    김향기의 사생활/Netflix 2020. 3. 27. 15:11

    최근 들어 꾸준히 로맨스 영화를 봤다. 노트북, 김종욱 찾기, 500일의 썸머.

    넷플릭스는 나에게 한 영화를 추천해줬다. 바로 오늘 소개할 영화 노팅힐이다.

     

      영화는 한 할리우드 스타를 비춰준다. 수많은 팬들의 함성, 레드 카펫에서 터지는 셔터 소리. 소리는 이내 잠잠해진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한 남자가 동네와 이웃들을 소개해준다. 정반대의 삶을 살아가는 그녀와 그는 '노팅힐'에서 만나게 된다.

     

     윌리엄(남주)과 애나(여주)는 서로에게 이끌렸다. 강렬한 만남은 아니었지만 윌리엄은 일반적으로 애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무례하지 않았고, 위트 있었다. 약간의 어색함을 푸는 어리숙한 모습이 애나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아마 그때까지만 해도 윌리엄은 오늘은 운수좋은 날이라고 생각했을테다. 하지만 그 작은 만남이 그녀와 영원을 약속하는 첫 단추가 됐다.

     

     사실 애나는 영국에 살지 않는다. 그녀가 사는 곳은 베버리힐스. 10여년 동안 그녀의 행적을 얄궃게 파내는 뉴스와 기자들. 그들에게 애나는 특종거리, 대중에게는 웃음거리였다. 애나의 삶은 존중받지 못했다. 틈을 보여선 안됐던 스타의 일상에 평범함이 찾아왔다. 이 전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행복. 그것으로도 충분한 애나였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삶과 노팅힐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 중간의 매개였던 '리츠 호텔'에서 윌리엄은 좌절을 맛본다. 달콤한 꿈이었다고 생각한 윌리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그녀를 꿈과 같은 존재로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찾아온 애나. 또 그들은 깊이 사랑을 나눈다. 그들에겐 해피엔딩이 찾아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그녀를 가만 놓지 못했다. 그녀는 또 한 번 윌리엄을 떠났다.

     

    자꾸만 반복되는 이별 속에 윌리엄은 상처를 받았다. 그녀를 찾아간 촬영장소에서도. 그는 이내 마음을 접기로 한다. 

    떠난 그를 붙잡기 위해 찾아온 애나. 그녀는 이제 스타 '애나 스콧'이 아닌 '윌리엄의 한 여자'로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이미 상처받은 윌리엄은 그녀를 거절한다. 그러자 그녀가 한 한마디.

     

    "나도 한 남자 앞에 서 있는 여자로서 사랑해달라고 부탁한다는 걸요"

     

      잠시 동안 흐른 침묵, 그녀는 그를 떠난다. 하지만, 그녀의 진심을 안 윌리엄은 그녀의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그를 붙잡는다. 그리고 서로는 영원을 약속하고 해피엔딩을 끝맺는다.

     

    ==(감상평)==

     

     로맨스 코미디를 지향하는 영화답게 감독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았다. 자칫 감정적으로 깊어질 수 있는 부분을 특유의 코미디 요소로 관객들의 긴장을 풀고 웃으며 영화에 집중하도록 이끈 장치들은 최고였다. 하지만 서양 특유의 래퍼토리인 '~는 결국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식의 마무리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인상 깊은 장면을 고르라면, 나는 제목을 짓는데 도움이 됐던 한 장면이 있다. 윌리엄과 서점 직원 마틴의 짤막한 대화였다. 윌리엄이 애나를 만나고 유명한 사람에 대해 얘기하자, 마틴은 자신이 '링고스타'를 직접 봤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윌리엄은 그 사람이 정말 링고스타가 맞냐고 추궁한다. 그 순간 그 사람이 진짜인지 아닌지 고민하다 어색한 침묵이 잠깐 돌고 황급히 다른 대화로 넘어간다. 

     

     윌리엄에게 애나가 바로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꿈같은 존재가 내 현실 앞에 다가온 그 순간. 그는 의심했을 것이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하고 나를 만나준다고?' 라는 생각. 이 생각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첫 느낌과 비슷할 것이다. 우연이 인연이 된다는 건,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꿈'에 젖어 '현실'을 놓치곤 한다. 아마도 감독은 이 점을 우리에게 지적하고 싶었을 것이다.

     

     사랑은 이 현실과 이상이란 다리를 건너며 서로가 한층 성장하는 것과 같다. 너무 다른 현실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 이상의 다리가 그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이상의 벽이 너무 클 때는 잠시 현실로 돌아와 서로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모색한다. 그렇게 우리는 사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당연하고 귀중한 사실을 놓치고 산다. 그저 꿈만 같은 순간에만 빠지거나 현실의 늪에서 허우덕 거리다 이별을 맞이하기 일수다. 윌리엄은 영화에서 내내 용기를 내지 못했다.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는 이유로 주저하고 그 꿈만 같던 순간을 추억하고 마치려던 찰나 애나의 말이 그를 일깨운다. 그리고 그가 용기내어 붙잡은 한 마디가 영원을 약속하는 해피엔딩을 만들었다.

     

     만약, 윌리엄과 같이 현실의 벽에 좌절하는 이들이 있다면 애나의 말을 곱씹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온 이들이 만나는 과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할 수는 없다. 난 주저하는 이에게 말해주고 싶다. 다른 것은 다 내려놓고 그 순간 그녀(그)를 바라보고 용기내보는 것이다. 꼭 남자가 먼저 말하라는 법도 여자가 말하라는 법도 없다. 먼저 깨달은 이가 용기내면 된다.

     

     

    당신의 마음 속에 생각나는 그 '링고스타'를 꼭 붙잡으세요. 사랑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용기내보세요 :)

    오늘의 포스팅 노팅힐 꼭 한 번 보시길 바라며 저는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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